[가디언] 맨유의 문제는 캐릭이 아니라 구단 수뇌부의 무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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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문제는 캐릭이 아니라 구단 수뇌부의 무능이다

 

감독을 경질한다고 그를 선임하게 만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번만큼은 다른 방법을 시도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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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원정에서 1-1로 비긴 뒤 프리미어리그 13위에 머물러 있는 마이클 캐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사진: Adam Vaughan/EPA

 

바니 로네이 (Barney Ronay)

Analysis

2026년 10월 18일 20:56 (영국 현지시간)

 

엘런드 로드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TV 카메라는 관중석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 오마르 베라다의 모습을 한동안 비췄다.

 

바라건대 베라다가 그 순간만큼은 약간의 관용을 베풀고, 감독을 겨눈 산탄총을 다시 집어넣기로 결심했기를 바란다.

 

여기 감독을 선임한 사람이 있다.

 

감독을 경질하는 사람도 바로 이 사람이다.

 

앞서 자신이 경질해야 했던 두 감독을 선임하거나 재선임한 사람도 이 사람이다.

 

베라다는 상업 수익을 늘리는 능력을 인정받아 맨체스터 시티에서 데려온 인물이다. (네, 알겠습니다. 이제 그만 웃으세요.)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이할 정도로 누구도 책임을 묻지 않는 무풍지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벌어들이는 수익과 경기 결과를 비교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이 운영되는 구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터치라인에 세워둔 가장 최근의 희생양을 다른 이름으로 바꾸면 된다.

 

지금으로서는 어렵게 얻어낸 승점 1점이 이미 예정된 그 비상 대응을 잠시 막아내기에 충분할지도 모른다.

 

카우보이 보안관들은 물러나라.

 

파란색과 흰색 경찰차도 철수시켜라.

 

물론 다음 리그 일정에 본머스, 첼시, 애스턴 빌라, 리버풀이 기다리고 있으니 머지않아 다시 리 하비 오스월드를 체포하러 나설 시간이 올 것이다.

 

뭐라고요?

 

아, 그렇군요. 그럼 무덤에서 다시 파내면 되겠네요.

 

다시 체포하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입니다.

 

저 '단독 범인'들, 이 감독판 '마법의 탄환' 장사꾼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배력'을 무너뜨리지 못하도록 누군가는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리 하비 오스월드·마법의 탄환: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의 단독범으로 지목된 오스월드와 '단일 탄환 이론'을 가리킨다. 기자는 감독 한 명에게 부진의 책임을 돌리고 감독 교체를 만능 해결책처럼 여기는 태도를 이 사건에 빗대 풍자한다. (역자 주)

 

이번 리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두 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진 경기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한 두 팀이 맞붙은, 좋고 팽팽한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1-1 무승부는 공정한 결과였다. 물론 리즈가 좋은 경기를 펼쳤고, 아마 승리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리즈가 이 경기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이번 경기는 시작하기 전부터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무언가로 규정돼 있었다.

 

마이클 캐릭의 미래를 결정할 신임 투표 말이다.

 

일주일이나 이주일 정도의 처형 유예가 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슈퍼 선데이'의 TV 카메라 앞에서 또 한 번 생중계되는 총살형이 될 수도 있었다.

 

이번 시즌 맨유 감독석에서 캐릭의 이미지가 변해가는 과정에는 예상할 수 있었던 싸구려 희극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승리할 때 그토록 칭찬받았던 특징들이 패배할 때는 치명적인 결점으로 바뀔 것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뻔했다.

 

블레이저 재킷, 티셔츠, 날렵한 턱선,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차분함까지.

 

열정은 어디 있는가? 팔을 휘저으며 지시하는 모습은? 멋지게 재단된 셔츠 칼라의 향연은 어디 갔는가?

 

엘런드 로드에서 캐릭은 후반전 맨유가 동점을 허용하고 때로는 상대에게 압도당하는 동안 그저 기진맥진해 보였다.

 

수염은 조금 더 덥수룩해졌고, 머리는 헝클어졌지만 여전히 길게 쓸어넘겨져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수평선 너머에서 다가오는 쓰나미를 바라보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용감하지만 살아남을 가망이 없는 예인선 선장 같았다.

 

승점 1점을 얻은 맨유는 리그 13위에 머물렀고, 끔찍한 시즌 초반의 흐름을 뒤집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두 사람에게 좋은 경기였다.

 

첫 번째는 캐릭이다.

 

캐릭이 감독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구단의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인정하더라도, 현재 맨유를 괴롭히는 문제들을 만들어낸 사람은 결코 캐릭이 아니다.

 

마이클 캐릭을 선임한 사람은 마이클 캐릭이 아니다.

마이클 캐릭을 경질한다고 해서 그를 선임하게 만든 문제들이 해결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문제들이 더 오래 이어지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캐릭이 궁극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는 감독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적어도 이번 한 번만이라도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기 위해 그를 유임시킬 가치는 분명히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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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 디렉터 제이슨 윌콕스(가운데)와 최고경영자 오마르 베라다(오른쪽)] / 사진: Annabel Lee-Ellis/PA

 

이번 경기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맨유가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친 뒤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주중 구단 수뇌부를 비판하며 내놓은 이른바 '논란의 발언'(다시 말해, 필자가 보기에는 '전적으로 옳은 발언')이 정당했다는 점도 이번 경기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맨유가 전반전에 보여준 활기찬 경기력은 이 문제의 한쪽 측면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선수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는 감독을 지지하며 헌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전은 다른 한쪽 측면을 보여줬다.

 

이 선수단은 여전히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각들을 오려 붙여놓은 듯한, 균형이 무너진 팀이라는 것이다. 현재 리그 7위에 올라 있을 자격이 충분한 리즈처럼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갖춘 상대를 만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팀이다.

 

문제들은 너무나 명백해서 굳이 다시 이야기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 이야기해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유한 구단이 후반전에 포백 수비수 네 명 가운데 세 명을 원래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서 뛰게 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시절 영입된 해리 매과이어는 여전히 맨유에서 순수한 수비 능력만큼은 가장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선수 생활의 현 단계에서 매과이어는 사실상 반바지를 입고 사람 모양을 한 단단한 원목 장롱이나 다름없다.

 

어느 경기에서든 가장 느린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 공간을 넓게 커버할 수도,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할 수도, 상대의 재역습에 취약해지지 않으면서 역습에 나설 수도 없다.

 

그러니 행운을 빈다, 여러분.

 

위스키와 장전된 권총을 한꺼번에 쥐여준 것이나 다름없는 선수단을 안겨준 오마르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길.

 

이런 문제는 하프타임 이후 고통스러울 정도로 분명하게 드러났다.

 

마르티네스가 빠지고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투입됐다. 리즈는 동점골을 넣었다. 전술적 구조를 생각하면 애초에 피할 수 없었던 골처럼 느껴졌다.

 

리즈는 계속해서 자신들의 오른쪽 측면에서 공간을 찾아냈다. 때로는 리즈의 슈팅이 마치 아이들이 차고 문에 공을 냅다 차대듯, 맨유 골문 뒤 관중석까지 쉴 새 없이 날아갔다.

 

경기가 끝났을 때 리즈는 점유율에서도 앞섰고, 유효슈팅도 더 많이 기록했다.

 

무엇보다 리즈는 반대편에 서 있던 과거의 영광을 전시하는 이동식 박물관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고, 조직적으로도 더 잘 갖춰진 팀처럼 보였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일이 완전히 논리적인 결과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은 수수께끼가 아니다. 귀신 들린 집도 아니고, 불길한 주술이 걸린 장소도 아니다.

 

우리는 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관해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는가?

이유는 뻔하다.

맨유는 잉글랜드 축구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것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자원 낭비이자, 매주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최고 수준의 무능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마이클 캐릭을 경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 대신 이번에는 에디 하우를 데려와 한동안 망가뜨려보자.

 

그러나 지금까지 확인된 증거들은 이곳에서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상대하는 문제를 감당할 능력도, 제대로 대처할 능력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치 폐업을 앞둔 낡은 번화가 체인점처럼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입구에는 퀄리티 스트리트 초콜릿 상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여성 속옷 코너에는 쥐가 돌아다닌다.

 

그리고 머지않아 알바니아 출신 자금세탁범들이 운영하는 임시 전자담배 가게로 바뀔 운명인 그런 가게 말이다.

 

이 구단이 이토록 형편없이 운영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 형편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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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를 비판했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리즈전에서는 전반전을 마친 뒤 부상으로 교체됐다] / 사진: Phil Noble/Reuters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 운영의 세부적인 문제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경기장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든 그들에게 맨유는 훌륭한 투자 대상이었다. 그들은 구단이라는 자산을 극한까지 쥐어짜왔다.

 

짐 랫클리프 경 역시 자신이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던 구체적인 문제들에 관해서는 동네 펍에서 술을 마시며 떠드는 수준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가 직접 앉아서 맨유의 '축구 스타일'을 무엇으로 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던 때를 기억하는가?

 

그 계획은 지금 얼마나 잘 진행되고 있는가?

 

그 대신 캐릭에게 남겨진 일은 끊임없이 교체돼온 구단 운영진들이 영입한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이리저리 조합하는 것이다.

 

이번 맨유에는 에릭 텐 하흐 감독 시절 영입한 수비수 네 명이 있었다. 후벵 아모림이 영입한 선수 두 명도 있었고, 안개에 가려진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솔샤르 시대의 선수 두 명도 있었다.

 

물론 랄프 랑니크 체제에서 영입된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랑니크가 영입하고 싶어 했던 선수들은 엘링 홀란드, 루이스 디아스, 훌리안 알바레스였다.

 

전부 지나치게 합리적으로 들리는 이름들이다.

 

하나의 조직은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손들 가운데 너무나 많은 사람이 '업계 최고'는커녕, 어느 반에 넣어야 할 수준인지조차 알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디렉터 존 머터프는 현재 아탈란타에서 글로벌 개발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아탈란타는 2만 4,000석 규모의 경기장을 갖고 있고, 세계적인 영향력은 거의 없는 구단이다.

 

한편 감독들을 자르는 베라다는, 정작 자기 자신의 업무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의 결과를 수습하는 일에 집중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해고의 칼날만큼은 자신에게 절대 닿지 않는 인물처럼 보인다.

 

맨유는 아마 올해가 끝나기 전에 현재 감독을 경질할 것이다. 이 기계가 작동하는 방식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언제나 자기 자신과 경영진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월급을 조금 더 받을 시간을 벌어주려고 한다.

 

안은 텅 비고 녹슬도록 방치된 조직이다. 그럴듯한 유행어만 앞세운 채, 갈색 포장지와 끈으로 겨우 이어 붙여 버티는 조직이다.

 

자, 다시 마이클의 차례다.

다음 주에도 만나자. 어쩌면 그다음 주에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때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을 것이다.

 


 

출처: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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